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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뉴스와 야담

예비군 훈련 불참했던 전 KIA 투수 김진우

향토예비군 설치법 위반 혐의로 지명수배됐던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투수였던 김진우 선수가 최근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한참 잘 나가던 투수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야구팬으로써 게으른 천재를 보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아무튼 김진우 전 투수는 2006년부터 2년간 예비군훈련에 참석하지 않아 형사고발 당했고 지명수배까지 당했습니다. 기사만 보고서 정확한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경험으로 보면 이름만 그럴듯한 지명수배인 것 같습니다. 그니까 예비군훈련 몇번 빠져놓고 지명수배라는 말까지 들으며 범죄자 같이 몰린겁니다. 그래서 예비군법이 무서운겁니다. 실제로 김진우 전 투수가 받을 형량은 징역이나 집형유예가 아닌 벌금일거에요. 아마 대부분의 예비군들은 "이번에 불참하시면 고발처리합니다" 라는 말을 들어봤을겁니다. 저 또한 그런말을 해봤구요, 제 경험상 그 말에 가장 좋은 반응은 "풋"하고 웃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발이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서 처리는 미미하니까요.

아마 김진우 전 투수가 훈련을 불참해서 동대에서는 고발 조치를 했고 고발 조치는 계속 되는데 김진우 전 투수가 반응을 하지 않아 이렇게 일이 커져 마치 엄청난 죄를 저지른 범죄자같은 모양이 된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공인이었던게 크죠. 마치 롯데 정수근 선수가 저지른 일만큼의 죄를 진 것 같잖아요?

예비군훈련의 고발 처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동원훈련 1회 무단불참시 바로 고발 이때 보통 80만원 정도의 벌금이 나온다고 합니다. 향방훈련 보충훈련 2회 무단불참시(기본 포함 3회) 고발 이때는 보통 10~40만원 정도로 얼마만큼의 시간을 무단불참했냐에 따라 금액이 결정됩니다. 한가지 팁이라면 향방훈련의 경우 사유서를 써서 어쩔수 없었고 후회하고 있고 반성하고 있다는 글을 동대를 통해 부대로 제출하면 고발이 안되는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금액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요즘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고발이 되면 예비군동대나 군부대에서 일은 끝났고 벌금이 고지서로 보내지는게 아니라 경찰서에서 처리합니다. 경찰서에서 연락을 하고 직접 경찰서에 가서 내야하죠. 일단 법상으론 범죄이긴 하거든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김진우 선수가 경찰에서 연락을 해도 꿈쩍 않은걸로 예상됩니다. 귀찮았나봐요(보통 이런 예비군들 사유를 보면 사실은 귀찮고 짜증나서). 고발은 계속 쌓여가는데 와서 처리하진 않고 내야하는 기간이 지나버려 지명수배라는 거창한 이름이 가동된겁니다.

실제로 말은 지명수배라는데 김진우 전 투수가 어디 잠적을 한 것도 아니고 경찰이 김진우 집에가서 데려왔 연행했네요.

이게 예비군법에 특징입니다. 예비군이 피부로 느끼기엔 별게 아닌데 이름이 되게 거창합니다. 고발, 지명수배, 벌금, 주민등록말소. 처음에 고발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재판해야되나 뭐 이런 생각 들다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면 벌금얘기하죠. 주민등록말소는 통지서를 계속 요리조리 피할경우 예비군 동대에서 이 사람이 주민등록지에 살지 않고 주민등록지에 있는 사람들 포함해서 아무도 연락할 방법을 모르는 등 도저히 방법이 없을 때 실종된 사람 정도로 취급해서 주민등록 말소처리를 해버리는겁니다.(이렇게 하면 거의 십중팔구 일주일내에 연락오더군요)


애초에 예비군 명단에 없으면 모를까, 경찰관 소방관등의 특정 직업이면 모를까, 외국에 사는 경우라면 모를까, 장기간 치료를 해야하며 합당한 진단서를 청구할 수 있는 지병을 안고있다면 모를까 예비군훈련을 피하는건 쉽지 않습니다. 김진우 전 투수가 정말 짜증나겠는건 이런 고초를 겪고 벌금을 낼텐데 그 해당훈련이 사라지는게 아니라 또 부과된다는겁니다. 4년차이내일거고 2년치니까 72시간이겠네요. 밀린 72시간에다 올해 받아야 할 훈련까지 아주 최강 짜증일겁니다. (그런데 김진우 선수는 언제 병역혜택을 받았나보네요, 군대 갔다는 소리 못들었는데)

제가 군복무할때는 부과됐던 훈련을 2년동안 버티면 그 훈련이 없어졌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연차에도 6년차까지 훈련을 받고 바로 민방위로 넘어가는게 아니라 2년동안 밀린훈련 받을 기간이 있었죠. 물론 이것도 버티면 동대에서 귀찮게는 하겠지만 불가능한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바뀌어서 훈련이 안없어진다고 합니다.

가장 좋은 건 연차에 해당하는 훈련을 확인하고 연초에 예비군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지역에 맞는 훈련주기표를 확인하여 동원훈련은 어쩔 수 없지만 향방훈련은 기본차수, 1차보충, 2차보충 이렇게 있으니까 딱 나갈 수 있는 날짜를 미리 점검하는겁니다. 다 나갈 수 있으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환절기도 아닌 때를 고르는게 좋죠(언제인지는 모릅니다, 군부대에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거의 대부분의 예비역들이 군대 다녀와서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일단 빨리 갔다오는게 좋다는 것일텐데 예비군훈련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빨리 빨리 끝내놓고 마음 편안하게 있는게 좋습니다. 막상 예비군훈련가서 짜증나는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죠. ^^;